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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65세 음식점 사장님, 요양보호사로 전직
등록일 2021.01.22 조회수 1095

65세 음식점 사장님, 요양보호사로 전직

송파구 일자리사업 효과 톡톡
코로나 뚫고 2년간 2만4000개
취업 주민들 '홍보대사' 자처

2021-01-22 11:14:45 게재

"30년 이상 식당을 하다가 2년쯤 쉬니까 자존감이 낮아지더라고요. 내 인생이 여기서 끝인가…. 마침 무료교육이 있어서 찾아갔는데 30명 모집에 123번으로 접수했어요."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사는 김경란(65)씨는 스스로를 '요양보호사 홍보대사'라 부른다. 지난해 말 취업, 86세 '언니'를 돌보고 있다. 김씨는 "송파여성인력개발센터 선생님들에게 '요즘 행복한 나날'이라는 문자를 수시로 보낸다"며 "나이 들었다고 주저하지 말고 당장 도전해보라"고 말했다.

송파구가 민선 7기 들어 일자리사업에 주력, 주민들 호응을 얻고 있다. 일자리통합지원센터를 주축으로 문정비즈밸리 일자리허브센터와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등 기반을 구축하고 다양한 세부사업을 시행해왔는데 하나둘 성과가 나오는 참이다. 특히 코로나를 뚫고 취업에 성공한 주민들이 일자리사업 홍보대사가 됐다.

요양보호사 양성과정에는 140명이 몰렸다. 면접을 거쳐 선발된 30명이 하루 8시간씩 3개월간 이론·실습교육을 받았다. 60만원 상당 교육비는 송파구가 부담했고 이후 자격증 취득과 취업까지 지원했다. 그 중 24명이 취업했다.

김경란씨는 당초 치매 초기인 친정 어머니를 돌보는 정도만 생각했다. 동기들이 하나둘 취업을 하면서는 생각이 달라졌다. 그는 "돈 벌면서 누군가에 도움이 되는 일이기도 하고 구에서 무료로 교육까지 시켜줬는데 너무 아까웠다"고 말했다.

첫 고객은 무뚝둑하고 표정도 굳어있었는데 한달여가 지나면서 마음의 문을 열고 있다. 요즘은 집에서 맛있는 반찬을 먹을 때도 '언니' 생각을 한다. 그 기쁨을 주변에 전하고 싶어 만나는 이들마다 요양보호사를 권한다. 그는 "5년만 해야지 생각했는데 75세까지는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다섯살만 젊었더라면 하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됐다"고 웃었다.

같은 가락동에 사는 최 모(31)씨는 문정비즈밸리 맞춤형으로 운영하는 일자리허브센터를 통해 현재 직장과 연결됐다. 고교를 마친 뒤 5년간 직장생활을 하다가 대학에 진학, 2018년 졸업한 뒤 취업시장에 다시 뛰어들었다. 실업급여를 받으며 구직활동을 하던 중 지난해 4월 김방선 주무관과 연이 닿았다.

1명 충원하는데 벌써 4명이 면접에서 미끄러진 자리를 소개받았을 때만 해도 기대치는 낮았다. 최씨는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업무분야인데 2시간 가량 면접을 하는 동안 의욕이 커졌다"며 "직업선호도 검사가 특히 도움이 됐다"고 평했다.

새로운 직장에서 7개월째 생활하고 있는 그는 센터 홍보대사가 됐다. 여러 지인들에 소개했는데 엄마랑 함께 찾은 친구도 있다. 최씨는 "취업준비를 할 때도 혼자가 아니라 든든했는데 출근 직후 잘 다니고 있냐는 전화를 받고는 돌봄받고 있다는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송파구 대표 일자리센터인 통합지원센터와 허브센터에서 지난해 취업연계 상담을 한 사례만 각각 1만1009명과 5915명에 달한다. 민선 7기 출범 이후 2년간 2만4024개 일자리를 창출, 지난해 9월 고용노동부 일자리대상을 받았다. 이직에 성공한 청년,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찾은 20대, 심층·모의면접이 도움이 됐다는 주민 등 감사인사도 줄을 잇는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코로나로 어려움이 컸지만 세심하게 일자리사업을 추진, 주민들이 체감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주민 삶의 질이 나아지도록 일자리 발굴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